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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아무것도 아닐 경우 / 김수원 / 호밀밭

by snailpace 2024.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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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닐 경우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한 시인 김수원의 첫 책 『아무것도 아닐 경우』는 놀랍게도 시집이 아닌 평론집이다. 왜 시를 써야 하는지 답을 품지 못하던 시절, 마음의 추위를 달래고자 동료의 시로 곁불을 쬔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리라. 그렇기에 저자는 자신의 성취를 엮기에 앞서 동료 시인들의 자취를 끌어안고 누군가(무언가)와 부대끼는 질감을 호출한다. 저자에게 있어 시를 쓰는 일보다 급한 것이 있으니, 바로 시를 곁에 두는 일이다. 시인은 어떻게 시를 읽는가. 그동안 우리는 평론가의 눈을 빌려 시를 해석하거나, 독자로서 시를 읽었다. 시와 동격으로 묶여, 시인은 고상하고 해석에 불친절하리라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하여 정작 시를 쓰고 견디는 시인의 관점에는 상대적으로 무감했던 것은 아닌지. 『아무것도 아닐 경우』는 시인의 눈으로 시를 풀어내되 편안하고 친근한 문체를 지향한다. 자신만의 관점을 고수하면서도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넉넉한 품으로 시를 분석하고 해체한다. 그래서 시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시인들의 목소리를 받아들이는 데 무리가 없다.
저자
김수원
출판
호밀밭
출판일
2024.08.20

 

아무것도 아니다

제목만 보고는 사실 아무 느낌이 없었지만 책을 보면서 그리고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를 보면서 왜 이런 제목을 지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시집을 굳이 시간을 내면서 보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잃기는 책들이 돈이나 성공 그리고 흥미를 유발하는 주제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저자는 우리가 '시'라는 것에 심리적인 큰 장벽이 있다고 보고 뭔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별거 아니니 편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는 의도로 이렇게 제목을 지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산 모더니즘 시

이 책은 부산 모더니즘 시인들의 작품을 모았다고 합니다. 모더니즘 시라고 하는 것은 근대화된 도시를 중심으로 기존 질서로부터 단절하여 새로운 시도를 하는 시의 형태입니다. 과감하고 전위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부산 모더니즘 시는 '부산'이라고 하는 도시의 느낌과 삶을 '모더니즘'이라고 하는 기법으로 '시'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부산이라고 하는 도시는 한적한 바닷가였다가 근대에 와서 사람들이 모이고 6.25 전쟁으로 임시 수도가 되었으며 지금은 무역 기지가 되고 있는 곳입니다. 서사를 담기에 이만한 도시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평론집

이 책은 부산 모더니즘 시들의 평론을 모아놓았습니다. 쉬운말로 하면 '리뷰들의 모음'입니다. 시 원문과 그에 대한 해석들이 있습니다.

이런 구조를 보면 학창시절에 문학을 공부했던 게 생각이 납니다. 작가의 이름을 외구고 시 그 자체를 외우고 단어 하나하나에 다양한 의미를 또 외워야 했습니다. 그래서 시에 대한 허들이 감수성이 예민할때 확 높아져서 어른이 되어서는 아얘 접근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같은 일반인의 시선에서 보는 '시'와 시인들이 보는 '시'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일단 시집이 널리 읽히려면 먼저 일반인들이 '시'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데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표현이 와닿았습니다. 살다보면 막상 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경우들이 있습니다. 시도 그러합니다.

시를 가볍게 접근해보는

사고방식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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